성공을 부르는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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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이 가만히 우리 곁에 다가와 덮어두었던 희망에 대해 묻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지루함에 대해 위로
의 말을 건넵니다. 복잡한 문제의 엉킨 실타래를 풀고 믿음과 관계의 진실한 면을 보여줍니다. 또 이름 모를
선사시대로 우리를 데려가 시간의 덧없음에 대해 알게 해줍니다. 그들은 왜, 이곳에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모두 여기 있는 거야. 너나 살아 있는 다른 사람들이 여기 있는 것처럼. 너희와 우리, 우리는 망가진
것들을 조금이라도 고치”려고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존 버거의 소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죽은 자들
의 목소리를 통해 삶에서 잊힌 가치들을 현재로 소환합니다. 삶에서 스스로 누락시켜버린 한 조각의 가치, 의미,
용기, 소명 같은 것들 말이죠. 그 사라진 것들을 복원시켜 우리에게 희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공유된 희망 속
에서 삶의 긍정을 찾기를 바란 것이죠. 삶은 어쩌면 우리에게 늘 호의적이라는 사실, 그 단순한 문장을 건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니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입니다. 죽은 이들의 생생한 증언의 현장을 말입니다. 소설의 페이지를 펴는
순간, 다른 각도에서의 빛나는 삶의 찬란한 무늬를 목격할 수 있으니까요.


 
☞ 책/영화읽기
작성자  아우라 작성일  2014.05.15 09:50 조회수 779 추천 0
제목
 다시보는 <소나기>  
 

송아지에게 물을 먹이는 소년
양산을 받쳐 들고 앞장 선 엄마의 뒤를 따라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는 소녀
지게를 진 소년과 키를 쓴 석이
꽃향기를 맡고 있는 소녀
창가에 붙어서 밖을 보는 소년
교실에서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
서울에서 전학 온 소녀
유리창 닦으며 멀리 소녀가 있는 곳을 바라보는 소년
징검다리가 끝나는 곳에서 집배원에게 무언가 묻는 소녀
큰공굴리기에서 소녀와 짝이 된 소년
징검다리 한가운데에서 세수를 하는 소녀
갈대밭 속을 걸어가는 소녀
그대로 선 채 갈대밭을 바라보는 소년
개울가를 걸어가는 소년
소녀가 던지고 간 하얀 조약돌을 바라보는 소년
개울물 속 조약돌을 내려다보는 소년
메밀꽃밭 속의 소녀
메밀꽃밭 속의 소년
석양 빛을 받은 개울가
<
허수아비가 되어 팔벌리고 서 있는 소년과 소녀
소녀에게 무우를 건네주는 소년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듯이 무우를 먹는 소년
소년이 무우를 먹는 방법 그대로 따라하는 소녀
돌탑을 보고 멈춰선 소년과 소녀
비탈진 곳에 나란히 앉아 꽃을 보는 소년과 소녀
비를 맞아 추워서 떠는 소녀에게 옷을 덮어주는 소년
걱정스런 마음에 원두막 밖을 내다보는 소년
꽃다발을 품에 품은 채 소년을 보는 소녀
소년의 등에 엎혀 징검다리를 건너는 소녀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벌판을 걸어가는 소년
하얀 눈이 내리는 벌판을 지게를 지고 걷는 소년
소녀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눈이 내리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소년
                                                                               어느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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