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450대들의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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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대화방
작성자  으쒸배좀그만나와라씨앙 작성일  2016.09.23 14:32 조회수 665 추천 0
제목
 아침에 낳은 아이  
 
수십년만에 친구들과 세검정 가파른 산을 오르니 가슴 벅차다. 바뀌지 않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서울인데 오직 삼각산만이 옛 자태를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제법 큰산이지만 우리들에겐 뒷마당이나 다름없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여전히 아름다운 산이다. 선운. 고운구름.그렇게 살자며  중학교 일학년때 친구의 제안으로 너댓명 모임의 이름이 만들어졌다. 삶은 개차반인 새끼가 이름하나는 그럴듯하게  지어냈다.그렇게 친구들과 세검정 산에서 동거동락하였다. 정상에서 나누는 친구들과의 정겨운 회상중 난데없이 엉뚱한 추억이 슬그머니 끼어든다. 어느해 유월,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 달린 아카시아 꽃이 만발한 녹음짙은 세검정산을 누나와 함께 오른다. 보는사람 없는 깊은 산속에서 마주하니 훨씬 이쁘다.그녀의 입안에 억지로 아카시아 꽃을 들이 민다.틈만나면 졸라서 오르는 산인데 오늘따라 어째 영 표정이 어둡다. 문수사 입구에서 커다란 바위에 나란히 앉는다.나 미국갈거야. 결혼하구. 곧  남자가 올거야. 깊은 계곡에 빼곡히 자리한 소나무들이 시간에 사로잡혀 사는 나를 비웃는듯 하다. 저아래서 꿈틀대는 인간들이 불쌍해 뵌다. 이래서 중들이 되는건가 젠장. 자리를 털며 다시 오르자고 밝게 제안한다. 남자다울려면 위선은 필수다. 이년쯤 지난후, 가장자리에 빨간 빗줄이 쳐진 편지봉투가 건네진다. 멀어. 아주 멀리 왔어. 그리고 넓어 아주 넓어.애절한 한국가곡 가사가 담긴 아주 간단한 내용이지만  힘들게 써내려갔을 필체에서 쉽게 눈을 떼질 못한다.  종이를 씁쓸히 구겨서 휴지통에 넣는다. 종이만 들어갈뿐 기억은 들어가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십여년후, 아무도 모르게 비행기표를 구입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그녀가 사는 동네는 조용하고 평화로와 보인다. 굽이 굽이 펼쳐진 강물이 눈에 선명히 들어오며 가슴이 쿵당쿵당 뛰기 시작한다. 소풍 도착지를 눈 앞에 둔 어린아이의 가슴이다. 피천득이 세번째는 아니만나는게 좋았을 것이다 라며 귀뜀 해 주었는데 기어이 표를 사고 말았네. 만나고 후회하는 유명인의 말은 너도 그렇게 해보라는 뜻이다.밀회. 많은사람의 눈을 가려야 한다. 그녀의 남편이 없을때를 택해서 나의 아내 모르게. 그리고 다시 십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본다. 향후 이십년 쯤 지난후에도 만약 살아있다면 그녀의 남편을 만나 지난날의 기억을 나누고 싶다면 과욕일까.죄송함을 당당함으로 바꾸고 싶어서. 그녀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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