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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nmart 작성일  2019.06.12 05:36 조회수 111 추천 0
제목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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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보통 값비싼 고급 요리를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어린 시절 엄마가 차려준 집밥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다릅니다.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은,
어린 시절 먹은 집밥의 반찬이기는 한데
엄마의 요리가 아닌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소고기 장조림입니다.

할아버지 연세의 어르신들에게는
비싼 소고기를 손질하고, 찌고, 조려서
많은 정성으로 만든 음식인 장조림이
아주 귀한 음식이었겠지요.

손주 사랑이 남달랐던 할아버지는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귀한 음식인 소고기 장조림을
종종 직접 만들어 보내주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가장 맛있는 음식을 요즘은 먹지 못합니다.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는 이제 요리는커녕
그렇게 아끼시던 손자인 저도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래도 그 사랑만은 오롯이 남아있는지
할아버지는 시간 날 때마다 제 어린 시절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기억 속의 어린 저와
대화를 나누고 계십니다.

“아이고, 우리 손자 배고프지 않아?
할아비가 또 장조림 만들어 줄까?”

잠깐이라도 좋으니 할아버지가 성인이 된
저의 모습을 알아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 옆에서 밝게 웃고 있는 저를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의 장조림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향기도 없고, 맛볼 수도 없고,
소리 내어 말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세상 모든 곳에 있습니다.

장조림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에 사랑이 있고,
낡은 사진 속에 사랑이 있고,
노쇠하고 치매 걸린 노인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고,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손자의 눈물에
세상 무엇보다 진한 사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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