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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산을 소개
 
한국의 명산
작성자  kaac 작성일  2020.05.02 09:13 조회수 94 추천 0
제목
 추억의 한라산, 작가 신영철  
 




  사진 1: 어리목 하산 길 되 돌아 본 화구벽과 윗 상궤 평원
       2: 윗세오름에서 보이는 한라산 백록담


                          초록의 산, 한라산

제주도에서는 한라산을 찾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한라산이 바로 제주도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하얀 사슴의 전설이 존재하는 백록담(白鹿潭)에 서 볼일이다.
운이 좋다면 그대는 눈 아래 사방으로 떨치고 나간 한라산을, 아니 제주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능선을 따라 혹은 계곡 따라 거침없이 훓어 내리며 달리던 그대의 시선은, 그러나 어느 쪽에서든지 어김없이 바다를 만나 멈추게 된다.  

그리하여 남한에서 제일 높다는 1950미터 한라산의 넓은 오지랍이, 바다와 은밀하게 만나는 모습을 확인하며, 그대는 과연 한라산이 바로 제주도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섬에 종속된 한라산이 아니라, 한라산 자락에 등기대어 살던 사람들이 편의에 의하여 붙여진 이름이 제주도라는 말이다.
망망대해 바다 한 가운데 사람이 살수는 없는 것이다.
그 바다를 뚫고 어느 날 사람들이 두 발을 붙일 수 있는 땅을 홀연히 만들어 낸 한라산.    그런 신기한 신통력을 보여 주었으므로, 한라산은 당연히 신령스런 산에게만 붙는 극존칭으로, 이 나라 삼신산(三神山)의 하나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라산이 제주도라는, 그것을 실감나게 확인하기로 했다.
얼마만 인가.
나무 테크로 등산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 생경했으나 그 만큼 한라산은 더 인간에게 분리  되어 아름다웠다.
나는 초록 바다를 거슬러 오르는 은어처럼 백록담에 섰다.

나무 등산로를 처음 보듯 나는 겨울에만 이곳을 찾았다.
이월 한라산은 질리게도 춥고 히말라야처럼 눈이 많았다.
잦은 사고 때문에 일반인 출입을 통제했지만 히말라야를 꿈꾸는 훈련 대에게는 그 내밀한 속살을 볼 수 있게 배려 해 줬다.
마지막 훈련에 참여 한 것이 언제였던가?

영실 코스로 오르며 나는 잊었던 오르가즘을 느꼈다.
갓 피어나는 여린 새순과 제법 완강해진 녹음이 뒤섞인 초록 세상 화엄의 초록 바다.
공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할 고즈넉한 숲 속에, 빛의 방향에 따라 초록은 농담(濃淡)으로 눈앞에 초록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흐르는 땀은, 살아 있음을 실감나게 하는 증거며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는 통행료다.
그러므로 사는 것에 감사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확인.

이 느낌을 전하고자 미국에 전화를 걸었다.
역시 휴대전화 강국 답게 금방 연결이 된다.
"환장 하겠다"
"환장 해라"

                                 불의 산  한라산

그러나 질리도록 초록으로 뒤 덮힌 한라산은 역설적이게도 불의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서기 1002년과 1007년에 한라산이 불길을 내 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한 1455년과 1670년에는 지진이 발생하여 주민들 피해가 컸다는 기록도 볼 수 있다.  

틈을 찾아 뜨거운 응혈이 움직이는 것을 지진이라 한다면 그것 역시 한라산이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한라산을 죽어버린 사화산이라 부르지 않고 잠시 쉬고 있는 휴화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아득한 옛날 저- 깊은 심연에서 시뻘건 불덩이를 쉴 사이 없이 토해 만들어 놓은 제주도, 아니 한라산.
한반도 최북단에도 시뻘건 불덩이가 만든 백두산이 있듯 한반도 최남단의 한라산도 불이 만든 작품이다.
불이 빠져나간 흔적을 우리는 천지, 혹은 백록담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니 땅속 아득히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마그마가 끓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 가슴에도 터질 때를 위한 끓는 불덩이가 있었는가.  
만약 그런 뜨거움이 있다면 백두산 천지 아래서 끓고 있을 용암과, 백록담 아래의 마그마와 사람들 뜨거운 가슴은 서로 교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 그랬던 것 같다.
깊은 심설을 헤치며 히말라야를 꿈꾸던 시절, 동료들과 함께 함께 불덩이를 하나씩 가슴에 않고 있었음을 추억한다.  

추억이라...
세월은 가더라도 추억은 남는 것이라 했다.
외롭고 서러운 것들은 모두 휘발되어 날아가고 즐거운 기억만 남는 걸 추억이라 했다.
눈 앞 질펀한 초록 바다가 다시 설국으로 바뀌고 또 다시 초록으로 환원된다 해도 이제 나는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안다.
깊은 땅속에서 끊고 있을 바위 녹은 용암을 품어내기 시작 할 때, 한라산은 다시 살아 날 것이지만 나의 열정은 이제 사화산이 되었다.
역시 남는 건 추억뿐이다.

그러나 그게 뭐 대수일까.
어리목 쪽으로 하산 길, 눈 앞 드넓은 윗세오름 평원 뒤로, 한라산 화구벽이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투명한 하늘에는 하얀 꼬리를 그리며 비행기 한 대가 소리도 없이 남쪽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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